조선 중기의 문신. 자는 근지(謹之). 호는 각회(殼晦). 문정공(文正公) 권부(權溥)의 후손으로, 아버지는 이조판서(吏曹判書) 권극례(權克禮)이고, 어머니 대구서씨(大丘徐氏)는 참의(參議) 서고(徐固)의 딸이다. 부인 온양정씨(溫陽鄭氏)는 정지임(鄭之臨)의 딸로, 북창선생(北窓先生) 정염(鄭石+廉)의 손녀이다. 실천에 힘쓰지 않고 교유만을 일삼는 세인(世人)들을 비루하게 여겨 조용한 방에 앉아 경전에 마음을 쏟았다. 1590년(선조 23) 아버지 상을 당하고 1601년(선조 34) 어머니 상을 당하였는데, 지나치게 야위어 생명을 잃을 뻔하였다. 일찍부터 은둔의 뜻을 가지고 있다가 이때에 이르러 과거 공부를 그만두고 문의현(文義縣) 형강(荊江)가 노산(老山) 아래에 집을 짓고 거처하였다. 강 건너편에 살았던 치휴(恥○) 정선(鄭瑄)과 벗을 삼아 도의(道義)를 강론하고 시와 술로 회포를 풀면서 여생을 마쳤다. 학문은 존성(存誠)을 근본으로 삼고 궁리(窮理)에 힘썼다. 깨달은 바가 성리(性理)의 깊은 곳까지 미치어 유학에 달통한 아우 만회(○悔) 권득기(權得己)도 그를 추앙하였다. 자녀는 권저(權○), 권인(權○), 권지(權○), 권양(權○), 권잉(權○)이고, 딸은 권하응(權河應)에게 시집갔다. 측실에서도 3남 2녀를 낳았다. 탄옹(炭翁) 권시(權○)가 그의 조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