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의 무신. 자는 자정(子精). 아버지는 도순변사(都巡邊使) 입(砬)이며, 영의정 경진(景○)의 아우이다. 1615년(광해군 7)에 무과에 급제, 선전관을 제수받고 오위도총부도사를 역임하다가 모친상으로 물러났다. 이때에 광해군이 동기(同氣)를 죽이고 계모인 인목대비(仁穆大妃)를 유폐하는 등의 실정을 거듭하자 이를 기회로 오랫동안 실세하여 있던 서인이 거사를 모의하매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이에 참여, 김류(金○)와 이귀(李貴) 등을 도와 인조반정을 성공하게 하였다. 반정 직후 고동현감(高桐縣監)에 제수되었다가 곧 연안부사로 발탁되고, 미처 부임하기도 전에 경기수군절도사에 올랐으며, 1623년(인조 1) 정사공신(靖社功臣) 2등에 녹훈되고, 동성군(東城君)에 책봉되었다. 1624년 이괄(李适)의 난에는 수하 군사를 거느리고 어가(御駕)를 공주 까지 호위하였으며, 이어 전라도병마사로 전보되었는데, 정묘호란이 발발하자 왕명을 받고 1만여명의 전라도 관군을 이끌고 구원차 북상하였으나, 도중에 시일을 천연함으로써 결국 강화도의 행재(行在)에 이르기 전에 화의가 성립되었으므로 문책당하여 파직되었다. 얼마 뒤 횡성에서 이인거(李仁居) 등의 역모사건이 발생하자 호위대장으로 특차(特差)된 형 경유(景裕)의 뒤를 따라 토포사(討捕使)로 재기용되었다. 1628년 제공신(諸功臣)에 대한 일괄적인 승진조처에 따라 가의대부(嘉義大夫)에 올라 그뒤 황해도병마사, 수원부사, 삼도수군통제사 등의 변방 장수를 7, 8년간 역임하고, 1635년 내직으로 들어와 포도대장이 되었다. 병자호란 때는 체부(體府)의 중군(中軍)으로 산성방어에 많은 공을 세웠다. 이어 자헌대부(資憲大夫)로 벼슬이 더해졌고, 남쪽의 변방에 대한 방비를 공고히 할 필요에 따라 특별히 통제사로 다시 임명되었다. 1641년 지돈령부사의 벼슬로 중앙에 들어가 호위대장과 포도대장을 겸임하였다가 이듬해 형 경진이 영의정이 되자 상피(相避)로 경기수군절도사로 전보되었으며, 형이 죽자 좌의정 심열(沈悅)의 추천에 의하여 어영대장에 특차되어 비로소 중앙의 군사권을 장악하였다. 무인집안출신으로 형 경진, 경유와 함께 3형제가 인조반정에 가담하여 훈척(勳戚)이 되어 위세를 떨쳤으나, 자신들의 공을 믿고 방자한 태도를 보이던 형들과는 달리 신중하고 청렴함으로써 세인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군략과 전술지리에도 능하고 사졸을 잘 다루며, 무비(武備)를 닦음으로써 평소 장재(將材)로 촉망되었다. 전술지리에 일가견을 가져 황해병사로 있을 때 그 전략적 가치가 없음을 들어 황주성지(黃州城池)를 개축하라는 조정의 명령을 거부, 한때 견책을 당하기도 하였으며,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할 때에는 가덕진(加德鎭)의 이설문제가 조정에서 논의되자 그 부당성을 극언하여 결국 그 논의를 중지시키기도 하였다. 시호는 충도(忠度)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