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의 무관. 자는 사안(士安). 호는 삼암(參巖). 언균(彦均)의 아들이다. 19세 때 유성룡(柳成龍)에게 수학, 문무겸비의 인재임을 인정받고 그의 권유에 따라 1579년 무과에 응시하여 장원으로 뽑혔으나, 부친상을 당해 관직에 나가지 않았다. 그뒤 산중에 정자를 짓고 은거하면서 학문에 열중하다가 1591년 서천포만호(舒川浦萬戶)에 임용, 이듬해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영남 의병장 김면(金沔)의 휘하에 들어가 활약함으로써 옥천군수(沃川郡守) 겸 충청도 조방장(助防將)이 되었다. 그 무렵 의병을 모아 각처에서 왜적을 무찌르던 중 1593년 10월 웅천 부근에 주둔해 있던 왜군이 영선(永善: 경상남도 고성군 영현면)에 쳐들어왔다. 이때 동료 이응보(李應輔)와 조카 협(協), 흘 등과 함께 군사를 이끌고 백병전으로 맞서 혈전을 거듭하였는데, 조총의 위력에도 굴하지 않고 단기로 적진에 뛰어들어 적군을 격파했다.이 전투에서 적의 정예병이 거의 섬멸될 무렵 숲속에 잠복해 있던 왜병의 총탄에 맞아 진중에서 전사했다. 뒷날 그의 유해를 실은 수레가 고향에 돌아올 때 지나는 고을마다 애도하는 백성의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한다. 병조참의에 추증되었으며, 저서로 '삼암유집' 1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