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무신집권기의 관인. 의종 때 호부상서(戶部尙書)를 지낸 극정(克正)의 손자로, 아버지는 관직이 합문지후(閤門祗候)에 올랐으나 이름이 전하지 않는다. 조음(祖蔭)으로 출사하였으며, 1189년(명종 19)에 황려현(黃驪縣: 여주)의 감무(監務)로 부임하여서는 관내에 역병(疫病)이 돌자 승려와 도사들로 하여금 대반야경(大般若經)을 읽으며 여항(閭巷)을 돌게 하니 질병이 퇴치되었다고 한다. 임기를 마치자 대창승(大倉丞)에 제수되었고, 경시서승(京市署丞)을 거쳐 1211년(희종 7) 예부원외랑 겸 삼사판관(禮部員外郞兼三司判官)에 올랐다. 다음해에 안동대도호부판관으로 나갔으며, 1215년(고종 2) 병부원외랑(兵部員外郞)에 제수된 이후 해마다 승진을 거듭하여 전중시어사(殿中侍御史), 시어사, 낭중, 전중소감(殿中少監), 시랑을 거쳐, 1221년 조의대부 시대부경(朝議大夫試大府卿)이 되었다. 그리고 1224년에는 통의대부 판예빈성사(通議大夫判禮賓省事)에 오르고, 다음해 삼사사(三司使)를 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