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정종의 제4비. 문하시중(門下侍中) 김원충(金元玳)의 딸이며, 문종의 제5비 인목덕비(仁穆德妃)와 자매간이다. 1040년(정종 6)에 왕과 혼인하였으며 자녀는 없었다. 처음에 연흥궁주(延興宮主)로 봉해졌다가 죽은 뒤 숙종에 의하여 덕비로 추봉되었으며 시호를 용절 이라고 하였다. 김원충은 원성왕 계 경주김씨 김인위(金因渭)의 아들이라고 하기도 하므로, 이 설을 따른다면 김인위는 딸 1명(元順淑妃)을 현종왕비 로, 또 손녀 2명 가운데 1명을 정종비 로, 또 1명을 문종비로 들여보내 양대에 걸쳐서 3인의 후비를 배출한 집안이 된다. 이들 원성왕 계 경주 김씨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현종 때부터이다. 목종 연간에 원성왕 계를 표방하는 김씨일족이 뇌물수수사건으로 유배되고 있는데, 이들이 현종 옹립을 꾀하다 죄를 입고 정계에서 축출되었을 것이며, 현종이 이들과 혼인하게 된 것은 자신을 지원하여준 데 대한 포상이었을 것이다. 원순숙비는 경성왕후를 낳고 왕후는 덕종비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