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공민왕의 후비. 계림부원군(鷄林府院君) 이제현(李齊賢)의 딸이다. 노국대장공주(魯國大長公主)가 아들이 없자, 재상들이 명가의 딸로서 자식 둘 자를 청하였는데, 이에 이제현의 딸이 뽑혀 혜비로 봉하여졌다.이 때문에 공주가 분하게 생각하여 진수(珍羞)를 진상하지 않고 참소와 고자질이 다투어 일어났는데, 이는 공주가 투기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민왕 말기에 홍륜(洪倫), 홍관(洪寬), 한안(韓安) 등 자제위(子弟衛)의 무리들이 제비(諸妃)를 강제로 욕보일 때에 혜비, 정비(定妃), 신비(愼妃)는 완강히 거절하여 따르지 않았다. 공민왕이 시역(弑逆)을 당하자 머리를 깎고 여승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