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문신. 청양(靑陽) 사람. 수원(水原)이씨의 시조. 1358년(공민왕 7) 판종정시사(判宗正寺事)로 양광전라도찰리사(楊廣全羅道察理使)가 되었고, 1362년 전법판서(典法判書)로 원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홍건적을 평정한 사실을 알리고, 또 그들에게서 획득한 옥새(玉璽) 2개, 금보(金寶) 1개, 금은동인(金銀銅印) 20여개, 금은패 등을 바쳤다. 이때 원나라에서 반 공민왕 파 최유(崔濡) 등의 선동으로 공민왕을 폐하고 충선왕의 서자인 덕흥군(德興君)을 고려왕으로 세우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에 가담하라는 압력을 받았으나 홍순(洪淳), 황대두(黃大豆) 등과 함께 이를 거부하였다. 그 공으로 1364년 귀국한 뒤 미두(米豆) 30석을 받고, 밀직부사에 올랐으며, 또한 단성보조공신(端誠輔祚功臣)에 봉해졌다. 다음해 요양(遼陽)에 가서 원나라의 지추밀원사(知樞密院事) 흑려(黑驢)에게 백금과 안장을 주었다. 그해 공천군(公川君)에 봉해졌다가 곧 평양윤(平壤尹)이 되고 1372년 동북면존무사(東北面存撫使)로 나갔는데, 동계(東界), 안변(安邊) 등지에 침입한 왜구를 막지 못하여 면직당하고 고향으로 추방되었다. 1375년(우왕 1) 판밀직사사(判密直司事)로 서북면도순무사 겸 평양윤이 되었고, 1377년 삼사좌사(三司左使)로 사은사가 되어 북원(北元)에 가서 책명(○命)내린 것을 사례하였다. 그뒤 순위부상만호(巡衛府上萬戶)를 겸직하였고, 1382년 수문하시중(守門下侍中)에 올랐다. 이해 일시 한양(漢陽)으로 천도하였는데 특명으로 송도(松都)를 유수(留守) 하였다. 그뒤 왕이 말에서 떨어져 부상을 당하자 근신할 것을 간하다가 미움을 사서 얼마 뒤 파직되고 공산부원군(公山府院君)에 봉하여졌다. 1388년 요동정벌에 반대하다가 임견미(林堅味)의 일당으로 몰려 장류(杖流)에 처하여졌으나 곧 이어 죽음을 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