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문신. 아버지는 정당문학 훤이다. 여러 차례 과거에 응시하여 합격하지 못하였으나, 세자 때부터 친분이 있던 충선왕이 즉위하자 감찰사로 발탁되었으며, 전부시승(典符寺丞)으로 전임하였다. 이때 내부령 강융(姜融)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였다가 그의 참소로 송가도(松加島)에 유배되었다. 석방된 뒤 지합주사(知陜州事)로 임명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아 다시 자연도(紫燕島)에 유배되었다. 풀려난 뒤 15년 동안 한거하면서 시(詩)짓기를 일삼다가, 1325년 사헌지평(司憲持平)에 이르러 사임하였다. 성품이 굳세고 정직하였으며, 시(詩), 서(書), 화(畵)에 모두 일가를 이루었다. 남과 사귐에 있어 신의를 지켰으며, 대간을 지낼 때는 쟁신(錚臣)의 기풍이 있었다. 초명은 서정(瑞廷), 자는 원구(元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