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후기의 문신. 부친은 지영광군사(知靈光郡事) 남천로(南天老)이다. 형제로 남을진(南乙珍)과 남을경(南乙敬)이 있다. 이들 형제는 조선 왕조를 지지하는 참여파와 반대하는 충정파로 나뉘어 졌는데, 남을번은 참여파로 조선 정권에 적극 참여하면서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고려 때에는 관직에 진출하여 밀직부사(密直副使)를 지냈다. 이후 조선이 건국되자 관직에 나아갔다. 아들로 남재(南在), 남은(南誾), 남실(南實), 남지(南贄)가 있다. 그 중 남재와 남은은 이성계(李成桂)를 도와 조선 조 개국 1등 공신이 되었다. 특히 남은은 이방원(李芳遠)과 정도전(鄭道傳) 등 혁명의 중추세력으로 활약했으나 왕자의 난 때 이방원에게 주살되었다. 그러나 남재는 태종을 측근에서 보필하여 영의정(領議政)이 되었고, 남지는 우의정(右議政)을 지냈다. 남재의 손자가 유명한 남이(南怡) 장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