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
  • 정수영(鄭遂榮)
  • 하동정씨(河東鄭氏),  출생~사망 : 1743 ~ 1831
조선 후기의 화가. 자는 군방(君芳). 호는 지우재(之又齋). 인지(麟趾)의 후손으로, 실학자이며 지리학자인 상기(尙驥)의 증손자이다. 선비화가로서 과거나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지리학의 명문이었던 집안의 전통을 따라 기행(紀行)과 탐승(探勝)으로 시, 서, 화에 몰두하며 일생을 보냈다. 탐승과 사경(寫景)으로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에 심취하였던 그의 회화세계는 자유분방한 필치와 유탄(柳炭)사용, 거친 독필(禿筆)로서 강한 개성의 독자적인 화경(畵境)을 지녔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1797년(정조 21) 금강산 일대를 여행하면서 명승고적을 담은 1799년 작 '해산첩 海山帖'(국립중앙박물관 소장)과 여러 금강산도(金剛山圖)들이 있으며, 1796년작 '한강, 임강유람사경도권 漢江臨江遊覽寫景圖卷'(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이 있다. 이밖에 독특한 필세(筆勢)를 지닌 남종화풍(南宗畵風)의 산수화들도 남겼으며, 화조(花鳥), 어해(魚蟹), 영모(翎毛) 등을 그린 여러 화재(畵材)의 그림들도 전해온다. 개성이 두드러진 그의 이러한 작품들은 전통적인 남종화풍을 두루 섭렵한 것이지만 정선(鄭○)의 진경산수화풍을 비롯, 심사정(沈師正), 이인상(李麟祥), 강세황(姜世晃) 등 선배들의 화법을 바탕으로 하였음을 보여준다. 특히, 스케치풍의 유탄약사(柳炭略寫)와 수묵(水墨) 사용, 거친 붓자국, 대담한 화면구성 등은 조선 후기 화단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참신함을 지녔고 한국적인 독특한 분위기와 정취를 풍겨준 것이다. 그밖에 '춘강고주도 春江孤舟圖'(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 '추경산수도 秋景山水圖'(고려대학교박물관 소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