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학자. 자는 복초(復初). 호는 이계(尼溪). 경일(經一)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인동장씨(仁同張氏)로 대연(大衍)의 딸이다. 향시(鄕試)와 회시(會試)에 여러 차례 합격하였으나, 친상을 당한 뒤 과업(課業)을 포기하고 주자(朱子)와 이황(李滉)의 저서를 탐독하면서 깊이 연구하였다. '퇴도십도 退陶十圖'와 '천명도 天命圖'를 손수 베끼고 거기에 사단칠정(四端七情)의 항목을 덧붙여 '도동편 道東編'이라고 제목을 붙였으며, '태극동정 太極動靜'과 '이기분합 理氣分合', '인물성동이 人物性同異' 등의 이론을 정리하고, '중용'과 '근사록 近思錄'에 입각한 천명도(天命圖)의 의미를 해석하여, 그 핵심적인 뜻을 성(誠)과 경(敬)으로 요약하였다. 호남지방과 지리산일대, 안음(安陰) 삼동(三洞)의 명승을 유람하여 '인지총화 仁智總話'라는 기행문을 썼으며, 또한 당시 예(禮)가 각 가문과 지방에 따라 다름을 비판하여 일상적인 예의 형식을 예서(禮書)로 귀일시켰다. 저서로는 당송 이후의 율가(律家)들의 작품을 모은 '삼등체 三等體'와 '이계집 尼溪集' 12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