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의 학자. 자는 원로(元老). 호는 삼우당(三友堂). 예조판서 승건(承健)의 손자이며, 순력(詢力)의 아들이다. 김안국(金安國)의 문인이다. 1537년(중종 32) 생원시에 합격하였으나, 대과에 뜻을 두지 않고 후진교육에만 힘썼다. 그 문하에는 학문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고, 사귀는 사람들도 모두 당시 이름있는 선비들이었다. 산수를 매우 좋아하였으나, 만년에는 술마시고 유람하는 것도 그만두고 조용히 방안에 들어앉아 좌우에 책을 쌓아놓고 보며 세상일에는 별로 뜻을 두지 않고 지냈다. 1553년(명종 8)이조의 천거로 동부참봉에 임명되었으나 병으로 사양하고 나아가지 않았다. 평생을 경사(經史)에 깊이 파고들어 책을 손에서 놓은 때가 없었으며, 여가에는 붓을 들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며 스스로 즐거워하였다. 복술(卜術), 형률(刑律) 등 여러 방면에도 통달하였으며, 이름있는 학자들도 의문나는 것이 있으면 찾아와서 가르침을 받았다. '역시서집람 易詩書輯覽'을 편찬하고, '이정전서 二程全書', '주자대전', '춘추좌전 春秋佐傳'을 초록하여 집에 보관하여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