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고종의 어머니. 흥선대원군의 부인. 공조판서 민치구(閔致久)의 딸로 흥선대원군에게 출가하여 장남 재면(載冕), 차남 재황(載晃: 高宗) 등 2남과 1녀(사위는 趙慶鎬)를 두었다. 참봉 민태호(閔泰鎬), 병조판서 민승호(閔升鎬), 보국판돈령부사 민겸호(閔謙鎬) 등이 친가의 형제들이다.

1863년(고종 즉위년) 고종이 왕위에 오르자 그해 12월 9일 여흥부대부인으로 봉작되었다. 1866년 봄에 왕비간택문제가 대두되자 대원군에게 친가의 숙항(叔行)이 되는 여성부원군(驪城府院君) 민치록(閔致祿)의 딸을 천거하였다. 대원군은 민치록 내외가 이미 고인이 되었고, 특히 민치록의 후사에는 그의 처남인 민승호가 출계하고 있었기 때문에 외척에 대한 세도정치가 없을 것이라 판단하여 그해 3월 20일 책비례(○妃禮)를 거행하였다. 그러나 대원군의 예상은 빗나가 민비(閔妃)를 비롯한 척족세력은 대원군의 정적으로 발전하였을 뿐만 아니라, 한말 정국의 혼미를 가중시킨 결과를 낳게 하였다. 부대부인민씨는 일찍이 천주교에 귀의하였고, 고종의 유모인 박마르타도 세례명이 말해주듯이 천주교 신자였다고 한다. 이러한 연유로 고종 초기 프랑스선교사와 천주교도의 힘을 빌려 거아책(拒俄策)을 실천에 옮기려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영세를 받은 것은 1896년 10월이었다고 한다. 국왕의 생모로서 영화를 누릴 수 있는 처지였으나 대원군과 민씨척족 사이에 끊임 없는 정쟁이 야기되었고, 두 동생 민승호와 민겸호도 정쟁에 희생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군인 대원군도 여러번 정치적인 곤욕을 경험하였음을 보아 불행한 생애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