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
  • 긍선(亘璇)
  • 전주이씨(全州李氏),  출생~사망 : 1767 ~ 1852
조선 후기의 선승(禪僧). 전주이씨. 법호는 백파(白坡)이며, 긍선(亘璇)은 법명.

전라도 무장(茂長, 고창군)에서 태어났다. 12세에 출가하여 선운사(禪雲寺) 시헌(詩憲)의 제자가 되었고, 연곡(蓮谷) 에게서 사미계를 받았으며, 21세 때 상언(尙彦) 으로부터 구족계를 받았다. 그뒤 평안북도 초산의 용문암(龍門庵)에서 수행하다가 오도하였으며, 지리산 영원암(靈源庵)으로 가서 상언 으로부터 인가를 받고 1년 동안 상언의 밑에서 공부를 계속하다가 영구산 구암사(龜巖寺)에서 회정(懷淨)의 법통을 계승하였다.

26세 때에 백양산 운문암(雲門庵)에서 개당(開堂)하여 대중 1백여명에게 선강(禪講)을 한 뒤 20여년 동안 후학들을 지도하였다. 1811년에 '불법의 진실한 뜻이 문자에 있지 않고 도를 깨닫는 데 있는데도 스스로 법에 어긋난 말만을 늘어 놓았다.'고 하면서 참회한 뒤, 초산 용문동으로 들어가서 5년 동안 수선결사운동(修禪結社運動)을 전개하였다. 그뒤 다시 충청도 운문사에서 선법을 현양하여 크게 이름을 떨쳤으며, 사람들이 호남선백(湖南禪伯) 이라고 불렀다. 이때 선의 지침서인 '선문수경 禪門手鏡'을 저술하였는데, 이 책은 당시 선사들 사이에서 일대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1830년에 다시 구암사로 돌아와서 선강법회를 열어 후학들을 지도하였고, 1840년부터 화엄사(華嚴寺)의 선사영당 옆에 작은 암자를 짓고 좌선하다가 4월에 입적하였는데, 그때의 나이 86세, 법랍 74세였다.

다비 후에 제자들이 구암사에 탑을 세우고 영정을 화장사(華藏寺)에 봉안했으며, 1858년에 김정희(金正喜)가 찬한 비를 선운사에 세웠다. 법계는 휴정(休靜)의 4대파 중의 하나인 편양문파(鞭羊門派)에 속하며, 화엄사상과 선을 겸수하는 가풍을 지닌 지안(志安)의 문손으로 법맥은 휴정 ― 언기(彦機) ― 의심(義諶) ― 설제(雪霽) ― 지안 ― 체정(體淨) ― 상언(尙彦) ― 회정 ― 긍선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제자로는 유형(有烱), 한성(翰醒), 정관(正觀) 등이 있다. 그는 율과 화엄과 선의 정수를 모두 갖춘 거장이었으며, 평소에 교유가 깊었던 김정희는 초상화를 그린 뒤 그를 '해동의 달마(達磨) '라고 격찬하였다.

저서로는 '정혜결사문(定慧結社文)', '선문수경', '육조대사법보단경요해(六祖大師法寶壇經要解)' 1권, '태고암가과석(太古庵歌科釋)', '식지설(識智說)' 1권, '오종강요사기(五宗綱要私記)' 1권, '선문염송사기(禪門拈頌私記)' 5권, '금강경팔해경(金剛經八解鏡)' 1권, '선요기(禪要記)' 1권, '작법구감(作法龜鑑)' 2권, 문집인 '백파집' 4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