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의 문신. 자는 중회(仲懷). 호는 목옹(木翁), 양지정(養志亭). 아버지는 백상(百祥)이며, 김근공(金謹恭)과 민순(閔純)의 문인이다. 1576년(선조 9) 유일(遺逸)로 천거되어 선공감역(繕工監役)이 되고 1582년 염근리(廉謹吏)로 발탁되어 사옹원주부(司饔院主簿)를 제수받고 과천현감과 포천현감을 지냈다. 당시 전정이 문란하여 겸병(兼倂)의 풍조가 만연, 법을 엄히 하여 단속하자 토호들이 이를 꺼려하여 현감 부임 3개월 만에 파직되었으나 백성들은 유애비(遺愛碑)를 세워 덕을 기렸다. 다시 강음현감과 사헌부감찰을 거쳐 운봉현감이 되었다. 1589년 기축옥사가 일어나 이발(李潑), 이길(李○) 형제가 죽음을 당하자 사람들이 두려워하여 감히 돌아보는 사람이 없었으나 그는 스스로 이들을 염하여 줌으로써 죄인과 친하였다 하여 파직되었다. 다음해 당진현감이 되었다. 임진왜란 중에는 기근의 구제를 잘하여 명망을 얻었다. 후에 호조좌랑, 병조정랑, 형조정랑, 군자감첨정, 곡산군수, 단양군수, 재령군수 등을 지냈다. 1613년(광해군 5) 이천부사가 되었으나 연로함을 이유로 사퇴하고 개천(開天)에 퇴거하여 10여년을 은거하면서 양지정(養志亭)이라는 정자를 지었다. 정묘호란 때에 청풍으로 피난하여 수촌(水村)에서 우거하다 죽었다. 글씨를 잘 썼다고 한다.